우리집의 동물들

노봉방주 말벌술 말벌애벌레 말벌집

새비나무 2019. 10. 5. 23:01

우리집에 말벌이 집을 지었어요.

가끔 집을 발견하면 떼어내곤 했는데

비가 계속 2주째 오고

남편이 몹시 바쁘고. 마음에 준비가 안되어서 차일 피일 미루다가

3만원짜리 대형 수박 만 하던것이 그만, 5포기 김장봉투에도 안들어가게 생긴거예요.

올해는 손에 폰이 있길래 말벌집 쉽게 떼어내는 방법 검색하다가

30~50만원?  헐~!

큰거는 500만원? 헐~!!!

그래서 계속  검색해 보다가 몸에 좋다는 글을 읽다가

본격적으로 이틀동안 밤낮으로 검색의 공부를 했습니다.

그렇게 비싼걸 버리기는 아까웠거든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좋은 방법으로 벌집을 떼어내고 술을 담그기로 했지요.

떼어 주기만 하면 내가 알아서 다 할게 하고는 혼자 또 완전 무장을 하고 했어요.

그런중에 실수도 있었고 직접 체험 해 보며 이건 아니다 하는 것도 있었어요.

사진에 대한 설명은 사진 밑에 넣을게요.

말벌집 따 본 경험이 몇번 있는 남편이지만

할때마다 무서워합니다.

 

고무장갑 안에도 두꺼운 면장갑을 끼었고 비옷안에도 군용잠바와 바지를 입었습니다.

장화를 신고 바지와 연결되는 곳에 테잎을 붙였는데

벌 한마리가 목안으로 들어왔습니다.

그 부분도 돌아가며 테잎을 붙여야 하고 벌이 날아가며 독을 뿜기때문에

반드시 안경과 마스크 착용을 해야 합니다.

맨정신에는 무서워서 못한다고 소주를 2병 마셨습니다 ㅎㅎ

벌집 표면에 붙어 있는 벌들은 토치램프로 쏘아보내고 봉지를 씌웠습니다.

 

 

벌들이 잠자는 시간 밤 12시에 땃기 때문에 냉장고에 서너시간 넣어 두고

새벽에 일어나려고 했는데 잠이 안와서 가 보니

시간이 지날수록 말벌이 비닐을 뚫고 있어서 봉투를 한겹 더 씌웠습니다

비닐 뜷는 소리 빠득빠득 굉장합니다.

 

 

 

술병속으로 벌을 어떻게 넣을지 그것이 제일 연구 대상이었는데...

병에 술을 담고 벌을 털어 넣는 방법이 좋다고 생각해서 했는데

중력에 의해서 벌집이 술병입구로 내려 오는 바람에 벌 3 마리만 빠지고 막혀 버려서

다시 김치냉장고에 병째로 넣어버렸어요.

아침에 다시 꺼내서 벌들이 모여있는곳에 구멍을 뚫고 집게로 한마리씩

꺼내고 있어요. 냉장고에 6시간 있었는데도 쌩쌩합니다.

그 사이 제가 마음에 준비가 되었다고 할까요.

 

 

현관에서 했는데 집게로 잘 못집어서 몇마리 놓치고 간이 쪼그라 붙는 바람에

놓치면 밖으로 날아가라고 밖에서 했어요.

그런데 결론은 밖이 더 위험했어요.

현관에서는 놓쳐도 해가 뜬 창문으로 나가려고 창문에 다 들러 붙어서 파리채로 잡았는데

밖에서는 완전 떼로 덥벼드는 킬러들이었어요.

집게 보다 이 가위가 훨씬 좋았어요. 벌이 모여 있는 곳에 구멍도 뚫고

살짝 잡으면 바로 잡혀요. 나중에 집을 해부할때도 꼭 있어야 해요.

 

 

밖에 돌아다니는 벌을 다 술병으로 잡아내고 표면을 깨 본 모습이예요.

벌 잡아내는데 4시간 걸렸어요.

 

 

 

 

6층짜리 집이었어요.

남편이 벌집을 딸 때 비닐봉지를 감싸고 한손으로 톱질하기가 힘들어서

오른손으로 힘껏 따 냈는데 따낸 자리에 벌들이 아직도 너무 많아서

다시 무장을 하고 붙어있는 집을 톱질한다고 가 보니 한층이 그속에 더 있었어요

그래서 7층 짜리 벌집!

저 한층 한층 사이에 대들보 같은 기둥이들이 엄청 많아요.

그래서 그 전지 가위 있어야 하구요. 그 속에 벌 아직도 많아요.

금방 부하한 벌들과 애벌레를 지키는 호위병 말벌, 완전 크기랑 힘이 어마무시해요.

 

 

애벌레도 힘이 좋아서 꿈틀꿈틀

맨손으로는 못잡겠네요.

 

 

애벌레는 깨끗이 씻어서 기름없는  후라이팬을 달구고

후라이팬을 손으로 들고 흔들며 볶아야 해요. 소금간 좀 하시구요.

맛은 치즈맛이나요. 달콤한 우유맛이 나는 치즈!

남편은 기겁을 하고 저는 그냥은 못 먹겠고 김밥속에 숨겨서 치즈 김밥으로 몇개 먹어 봤어요.

고양이는 환장을 하네요.

 

 

 

 

 

벌집 중에 부화해서 나간 빈 벌집이 하나 있어서

곰 솥에 끓였어요. 뚜껑 열고 끓여야 한데요. 피부병에 좋다고 해서 남편 무좀에 발 씻을 때,

손에 습진. 머리 감을 때 쓰려고요.

 

 

 

 

 

두병의 사진은 위아래 같습니다. 카메라에 후레쉬를 사용했어요.

두병에 3.6리터의 술이 들어갔습니다.

 

 

벌집 표면이예요. 깨 볶듯이 볶아서

분쇄기에 갈았어요. 어디에 쓰면 좋을지 더 공부를 해 보아야 겠어요.

 

 

 

 

 

 

 

 

 

 

 

담금주 10리터와 병에 꿈틀거리는 애벌레 약간. 벌 약간. 벌집큰걸로 4칸만 넣었습니다.

드디어 완성!

2019년 10월 3일밤 자정에 떼어서 4일에 담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