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크랩] 영화 - 변호인나의 이야기 2014. 9. 17. 14:14
토요일에 예정 되어 있던 빙어 낚시가 취소 되니 간만에, 아주아주 간만에
내가 어디를 가보겠다고 방콕의 유혹을 떨치고 게으름을 벗고 나서겠다고 했는데
얼음이 안얼었다고 취소가 되고 보니 허탈이 몰려 오려던 찰라~
우리 남편이 영화를 보러 가잔다.
마을에서 단체로 몽실언니 보러 갈때 빼고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본 것이
결혼 전이 었던 것 같은데...
단번에 '당신 내가 쓴 댓글 읽었구나~!' 했더니 아니란다.
그럼 왜? 뭐? 무슨 영화?
좋아서 호들갑 좀 떨다가 그래 가자 가자 했다가 가지 말자 했다가...
충주까지 가려니 또 게으름이 몰려 온다
나서기 힘들다.
제목이 변호인이라니 내가 좋아하는 아리따운 여성들이 나오는 장르도 아니다.
가자 그랬다 말자 그랬다, 보거스님의 영화 평에 쓴 댓글 처럼
극장 가서 영화 보고 싶은 마음은 강했나 보다.
영화 예매 하겠다고 컴퓨터 앞에 앉은 남편을 신기하게 쳐다만 봤다.
이글을 적는 지금
오바이트가 나올 것 처럼 속이 울렁 거린다.
아~
그래서 내가 새벽에 일어 나는 거 잘 못하지..., 그렇다 나는.
그런데도 이렇게 일어나 앉은 것은
마음이 펄펄 끓고 있기 때문이다.
보거스님도 아마 이래서 영화 평을 쓰는가 보다.
영화를 보러 간다는 것에 남편도 흥분을 해서 그 밤에 술이 좀 과했다.
충주까지 한시간 반정도 걸리는데 좀 늦게 출발해서 남편은 차를 씨게 몰았다.
덕분에 여유있게 주차도 하고 영화관에서 하는 광고도 실컷 보고...
처음은 좀 어수선했다. 집중을 못해서.
옛날 서울에 피카디리나 단성사를 생각하며 좌석 예매를 앞줄 다섯번째 중앙으로 잡았다가
좌석은 적고 화면만 큰 대학로 연극 공연장 같은 소극장에서 커다란 화면이 눈앞에 다 안들어오니
영화 보기가 않좋다. 자리가 텅텅 빈 뒤로 가자~
다섯명이 우르르 뒤로 갔다.
광고가 끝나니 사람들이 또 우르르 들어온다.
다 어디 있다 들어오는 거야? 많이 들 와 본 솜씨군~
영화가 시작 되었는데도 자꾸자꾸 들어 오더니 끝내는 자기네들 자리라고 일어 나란다.
세상에 매너도 없지...
송강호가 나오는 영화가 끝났다.
나가려는 남편을 끌어안아 주었다.
매달려 있던 눈물을 흘리고 있다.
내속에서는 눈물이 용솟음 치고 있었다.
남편에게 고맙다고 했다. 참 고마웠다. 좋은 영화 보여 줘서...
아이들도 다 재미있다고 했다. 영화 참 잘 만들었다고 했다.
마지막 장면을 물어 보니 송강호를 대변하기 위한 변호사들이 그만큼 모였다는 뜻이란다.
우리 막내도 아는 것을 나는 물어 보고야 안다.
주차장으로 오는 길에 포장마차에서 문어 조각을 넣는 이상한 이름의 풀빵을 사려고 기다렸다.
추우니 다들 차에 먼저 가 있으라고 보내 놓고 영화가 끝나는 시각에 맞추어 미리
구워 놓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노무현 나오는 변호인 보셨어요? 한다.
노무현 안 나오는데요~ 했더니 풀빵 아줌마가 이상한 눈빛으로 본다.
어디서 오셨냐고 물어 본다.
분명 문경 촌놈이라고 속으로 생각 했을 것이다.
문경사람을 다 촌놈으로 만들고 싶지 않아서 봉암사 쪽으로 한참 더 들어 간다고 했다.ㅋㅋ
원래 영화 이야기 미리 듣는 거 안 좋아해서
무슨 이야기인지 말하고 싶어하는 남편에게 말하지마. 말하지마~
풀빵을 사고 와서 들은 이야기를 하니.
송강호가 노무현이었단다.
노무현.
지금은 없는.
이세상에 없는.
잠을 못자고 송강호와 노무현을 겹치기 해 본다.
나는 노무현에 대해서 아는게 없다.
나는 노무현을 찍었다. 남편이 그당시 찍으라고 해서...
대통령.
정말 대통령.
우리나라에도 위대한 대통령이 있었던 것인가.
대통령이 살아 있을 때 내가 이 영화를 보았으면 좋았을 것을.
늦게 나마 마음으로 감사인사를 보내 본다.
빙어 낚시 취소 된것에 감사한다. 애초에 빙어 낚시 계획했던 짱구에게 감사한다.
영화 보러 가자고 부추긴 남편에게 감사한다.
온가족 다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 준 식구들의 눈빛에서 감사한다.
그렇게 고난의 세월을 살아 준 우리 국가에 감사한다.
헌법 제 1조 2항 국가는 국민이다...
아침 잠이 많은 내가 동창이 밝아오도록 잠을 못자고 날밤을 새고 있다.
드디어는 이렇게 글을 남기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으니 이 여운이 오래도록 갈 것 같다.
오전에는 아이들과 함께 대구 빛명상학회에 가야 하는데
졸음 운전 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
계속 마음이 펄펄 끓고 있으니...
우리 남편이 말하는 국민TV 조합원이 많아져야 겠다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하기 위해...
출처 : 희양산우렁쌀글쓴이 : 새비나무 원글보기메모 : .. 2014년 1월 19일에 쓴 글 이곳으로 옮기다.'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콩나물키우기/집에서 손쉽게 콩나물 기르는 방법 (0) 2015.01.28 [스크랩] 콩나물키우기/많은 양의 콩나물 키우는 법 (0) 2015.01.28 [스크랩] 한국화 최재순 작가의 `겨울 이야기` (0) 2014.01.20 [스크랩] 사진공모 입선작 감상 (0) 2014.01.18 연극 대본 - 흥부 놀부 (0) 2013.10.01